티스토리 뷰

치매 환자에게 효과적인 미술·음악치료 활용법

 

치매 환자는 언어, 기억, 감정 표현 능력이 점차 약화되며 주변과의 소통이 어려워지지만, 미술과 음악은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는 비언어적 치유 수단이 됩니다. 본문에서는 치매 환자에게 미술·음악 치료가 어떤 효과를 주는지, 단계별 적용 방법은 무엇인지, 보호자가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활용 팁까지 소개합니다. 돌봄에 지친 보호자와 감정적으로 고립된 환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따뜻한 소통의 방법이 될 것입니다.

 

치매가 진행되면 환자는 단어를 잃고, 말을 잃고, 결국 자신의 정체성까지 흐릿해지는 시간을 겪게 됩니다. 하지만 인간의 감정은 그보다 훨씬 더 오래 남습니다. 슬픔, 기쁨, 그리움, 공포, 사랑 같은 감정은 언어를 잊어도, 이름을 잊어도 여전히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합니다. 바로 그 감정의 통로를 열어주는 것이 ‘미술’과 ‘음악’입니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붓을 들고 색을 고르며, 익숙한 멜로디에 손뼉을 치며 환자는 여전히 반응하고 웃고 눈물을 흘릴 수 있습니다. 최근 치매 비약물 치료 분야에서는 미술치료와 음악치료가 단순한 여가활동이 아닌, 정서적 안정, 행동장애 완화, 인지 자극까지 가능한 치료적 접근법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감정 표현이 억제되기 쉬운 중기 이상 환자에게 이러한 활동은 자존감을 회복하고, 사회적 고립을 막는 매우 유의미한 도구가 됩니다. 이 글에서는 치매 환자에게 미술·음악 치료가 왜 효과적인지,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면 좋을지, 보호자가 일상에서 어떻게 도입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안내드리고자 합니다.

 

치매 환자에게 미술·음악 치료가 주는 실제 효과와 적용법

치매 환자에게 미술과 음악 치료는 단순히 ‘즐겁게 해주는 것’을 넘어 뇌 기능과 감정,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과학적 접근입니다.

1. 미술치료의 효과 및 활용 방법
- 효과: 손의 움직임을 통한 운동 자극, 색채 선택을 통한 시각 인지 자극, 그림 주제 표현을 통한 감정 정화
- 권장 활동:
• 색칠하기 (컬러링북 사용, 단순 도형부터 시작)
• 지점토 공예 (손가락 감각 자극, 간단한 모양 만들기)
• 콜라주 만들기 (잡지 오려 붙이기, 주제별 구성)
• 가족 얼굴 그리기 (기억 회복 자극)
- 도입 팁:
• “잘 그려야 해요”가 아닌 “무엇이 떠오르세요?”라는 질문으로 시작
•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 칭찬과 격려는 반드시 언어로 표현
• 시끄러운 공간보다 조용하고 따뜻한 조명 아래 실시

2. 음악치료의 효과 및 활용 방법
- 효과: 청각 자극을 통한 뇌 활성화, 리듬에 따른 운동 자극, 가사 기억을 통한 장기기억 회복
- 권장 활동:
• 과거에 즐겨 들었던 노래 함께 듣기
• 손뼉, 악기(마라카스, 탬버린) 치며 리듬 반응 유도
• 환자 이름 넣은 노래 개사하기 (자존감 회복 효과)
• 음악 따라 부르기 & 음성 녹음해 재청취
- 도입 팁:
• 보호자가 함께 노래를 부르며 정서적 연결감 강화
• 멜로디 중심으로 선택, 감정선이 너무 극단적인 곡은 피함
• 환자의 반응을 보며 음량 조절, 반복성 있는 곡 중심으로 구성

3. 보호자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식
- ‘매주 수요일은 음악의 날’, ‘매일 오후 3시는 색칠 시간’처럼 루틴화
- 치매안심센터, 복지관 등에서 배포하는 미술·음악치료 워크북 활용
- 병원이나 주야간보호센터에서 활동 사진이나 결과물을 가족 공유

4. 병원/기관의 정식 치료 활용 시 고려사항
- 미술치료사는 미술치료사 자격증 또는 임상심리사 보유 여부 확인
- 음악치료사는 KMT(한국음악치료학회) 인증 치료사 여부 확인
- 프로그램 참가 전, 환자의 감정 상태와 기능 수준을 치료사에게 정확히 전달해야 효과 극대화 가능

이러한 활동들은 단기간의 변화보다는 정서 안정과 관계 회복에 중점을 두고 지속적으로 시행할 때 진가를 발휘합니다.

 

감정은 마지막까지 남습니다, 그것을 자극하세요

치매 환자에게 언어는 잊히고, 이름은 사라지더라도, 감정은 가장 늦게까지 남습니다. 그리고 그 감정을 가장 안전하게, 따뜻하게 깨울 수 있는 도구가 바로 미술음악입니다. 환자가 붓을 들어 무엇인가를 그리고, 노래 한 소절을 따라 부르며 웃는 모습을 보는 순간, 보호자는 ‘내 가족이 아직 여기 있다’는 희망을 다시 붙잡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은 치료를 넘어 ‘소통’이며, ‘존재 확인’이며, ‘관계 유지’입니다. 환자가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고, 여전히 자신만의 세계를 표현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일입니다. 오늘 하루 10분, 음악 한 곡을 함께 듣고, 색연필 하나를 쥐어주는 것만으로도 치매 돌봄은 조금 더 부드러워질 수 있습니다. 치료는 병원이 아닌 ‘함께하는 일상’ 속에서 가능합니다. 기억은 흐릿해져도, 감정은 노래와 색으로 살아납니다. 치매 돌봄의 길에서 미술과 음악은 언제나 곁에 둘 수 있는 좋은 동반자입니다.

 

 

미술과 음악 활동사진
미술과 음악 활동사진